40년 적폐의 현주소 '간첩 공급망' 된 주사파
입력2023.05.24. 오전 6:01
기사원문
지난 5월 9일 민노총 침투 간첩사건 관련자 4명이 기소됨으로써 올해 초 적발된 제주간첩망(ㅎㄱㅎ), 전북망, 창원지하망(자주통일 민중전위) 등 일련의 간첩 수사가 마무리되고 공판 단계로 들어갔다. 이번 간첩사건에서 주목할 대목은 관련자들이 하나같이 자칭 진보진영(실제는 종북 주사파진영)에서 15년에서 30년 넘게 활동해 온 자들이며 활동무대가 민노총과 진보당(민노당-통진당-민중당의 후신)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이후 간첩사건인 일심회(2006), 왕재산(2011), 청주간첩단(자주통일 충북동지회, 2021)도 마찬가지다. 이는 주사파 세력이 '간첩 공급망'으로 전락했음을 확인해 준다. 최근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정권 기반을 무력화하고 남한혁명의 결정적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배합해 비타협적 대남공작을 구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주사파의 존재는 한국 안보의 암적 요소라 할 수 있다.
주사파의 탄생
주사파(主思派)란 일반적으로 북한의 통치이념이자 공산혁명사상인 '주체사상'을 추종하고 신봉하는 세력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이 용어는 1980년대 학생운동권 내 사상투쟁 과정에서 명명되었다. 당시 학생 운동권은 정통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추종하는 민민투(반제반파쇼 민족민주투쟁위원회)계와 북한노선을 추종하는 자민투(반미자주화 반파쇼민주화 투쟁위원회)계로 나눠져 있었다.
이때 민민투계열(후에 NDR파, PD파, 트로츠키파로 분화)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만이 정통 한국사회변혁운동의 지도사상이라고 강변하며 자민투계를 변종인 북한 주체사상에 매몰되어 있다고 비판하면서 '주사파'라고 호칭한 데서 유래되었다. 주사파는 북한노선을 추종하고 맹종한다는 점에서 '종(從) 북한세력'의 약칭인 '종북세력'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에는 사상적 경도에 관계없이 북한에 우호적 성향을 보이는 세력들도 다 종북세력 또는 주사파라고 호칭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에서 주체사상이 독자적인 사상체계로 정식화된 것은 1970년대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주사파가 형성된 시기는 1985년 7월 27일 결성된 북한의 대남혁명 전위조직인 '한국민족민주전선'(약칭 한민전, 현재 반제민전)의 출범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당시 지하운동권에서는 부분적으로 비밀리 반입된 북한 관련 서적 및 복사본을 통해 혁명론을 학습하였다. 그러나 한민전 출범 이후 대남 흑색방송인 '구국의 소리방송'(일명 한민전방송)에서 시리즈로 주체사상 교양강좌, 정치철학 강좌,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론(NLPDR) 등을 송출하자 이를 비밀리에 청취하면서 국내 운동권에서는 주체사상 및 남한혁명론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기 시작했다. 특히 북한방송 청취 내용을 정리한 지하간행물을 제작 배포한 것이 오늘날 '주사파' 형성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 여기서 보듯이 오늘날 주사파의 발호는 북한이 우리 사회에 뿌린 '혁명의 씨앗'이 발아하여 만개된 결과이다.
북이 뿌린 '혁명의 씨앗'
주사파들은 우리 사회에 종북이념(주체사상)과 혁명전략(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을 이른바 자주, 민주, 통일운동으로 포장하여 대중화하고 각계각층에 지지세력을 양적·질적으로 확산시켜 왔다. 그 결과 학원계, 노동계, 종교계, 재야계 등에 주로 포진되어 있던 주사파들은 그 진지를 문화예술계, 과학기술계, 여성계, 언론계 및 심지어는 국토방위의 무장력인 군(軍)에까지 확대시켜왔다.
1990년대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민주화세력'과 '진보개혁세력'으로 둔갑하였다. 또한 여·야당 가리지 않고 제도정치권까지 진출하여 합법영역에서 정권 장악 배후의 핵심 역할을 할 정도로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2013년 이석기 내란선동사건과 2014년 통합진보당의 해산에서 보듯이 주사파 세력들이 합법정당의 탈을 쓰고 헌법기관인 국회까지 대거 진출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정부 소속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 진실화해위 등에서 남파간첩과 포섭간첩, 빨치산 및 반국가 이적활동을 하다가 국가보안법으로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인사들이 민주화운동가로 둔갑하여 이른바 명예회복을 했고 재심결과 거액의 보상금까지 수령한 바 있다.
'종북 주사파' 네트워크
현재 주사파 세력은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굳건한 '종북 주사파 네트워크(network)'라는 거대한 진지를 형성하고 있다. '진보'와 '개혁'이라는 선동에 환호하는 상당수 국민들은 지금도 주사파 핵심세력들에 의해 장악된 특정 정치세력군(群)에 지지를 보내며 명백한 반사회적 위법행위에도 아랑곳없이 그들만이 '선(善)'이고 '정의'인 양 일관된 충성심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철옹성 같은 터널비전(Tunnel Vision)에 갇혀 있는 주사파나 그 지지세력들을 깨우치기란 매우 어렵다.
현재 주사파 세력은 크게 ①북한과 직접 연계되어 그들의 지령과 노선을 수행하는 전위(前衛)세력(핵심혁명세력) ②이들 핵심세력의 지도를 받아 북한노선을 선전선동하는 추종세력(행동세력) ③전위세력이나 추종세력의 영향권하에서 각종 집회나 시위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온·오프라인을 통해 대한민국을 비하하고 북한노선을 우호시하는 부동(浮動)세력(심적 추종세력)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부동세력 중에는 양심적 지식인과 민주주의자임을 자처하고 남북한을 객관적으로 대하는 척하면서 일부 북한도 비판하나 결국은 대한민국을 폄하하고 북한노선을 대변·옹호하는 중립표방 위장세력 등도 포함된다. 범 주사파세력군(群)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주사파 세력군(群)은 위헌정당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이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획득한 정당득표(219만표·10.3%)에서 가늠해볼 수 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공개화된 범주사파 세력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이다.
이들 주사파와 최근의 간첩단 사건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제주간첩망(ㅎㄱㅎ)은 총책 강모(여)가 2017년 7월 29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 김명성을 접선하고 귀국 후 북한과 수차례의 교신 끝에 결성한 지하망이다. 제주간첩단은 산하에 노동(한길회), 농업, 진보정당 및 여성 등 3개 부문의 지하망을 구축했다. 대북 보고문을 보면 각 부문 책임지도성원 아래 지도성원을 두고 있는데 확인된 것만 17명 규모이나, 이들 지도성원들이 다시 포섭한 하위 조직원들을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창원간첩단의 명칭은 '자통(자주통일) 민중전위'이다. 현재 결성 시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국이 2016년 3월 캄보디아에서 총책 황모가 북한 공작원을 접선한 사실로 보아 이 무렵으로 추정된다. 이후 2019년 7월까지 관련자들이 총 25회나 캄보디아나 베트남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선, 회합하였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출국이 어려워 대면접선이 중단되었고 온라인 암호화 교신방법으로 접선, 회합하였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지난 2월 18일 제주시 모처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간첩망의 공통된 특징
창원간첩단은 김일성주의가 지도이념이며 김정일주의 조직임을 규약에 명시하고, 산하에 서부, 동부, 서울지구 지하망을 구축하고 암약해 왔다. 특히 거제·통영지역에 하부망을 구성하여 작년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의 장기 파업에도 관여했음이 드러났다. 2022년 6월 북한은 창원간첩단에게 윤석열 정권 퇴진투쟁을 지령했는데 7월에 열린 민노총 주최 노동자대회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작년 11월 지령한 '제2의 촛불국민대항쟁'도 마찬가지다.
민노총 침투 간첩망은 2022년 12월 17일 지령문으로 볼 때, 총책인 석모(민노총 조직국장)가 2002년경 북한과 연계를 맺고 20여년간 암약한 지하망이라 평가된다. 산하에 보건의료, 금속노조, 제주 등 3개 하부망과 강원지사를 구축하고 활동해왔다. 이들 전원은 시차를 두고 2016년 8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무려 10회에 걸쳐 베트남 하노이, 캄보디아 프놈펜 및 중국 베이징, 광저우, 다롄 등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 회합하였다.
이번에 적발된 간첩망의 공통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등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선, 회합하고 복귀하여 지하망을 확대하고 암약해왔다. 북한이 이들 지역을 선호하는 배경은 ①북한공관이 상주하고 있어 이를 발판으로 합법활동이 자유롭고 ②선진국에 비해 보안활동이 느슨하며 ③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여서 관광객으로 위장하여 출국하기 편하고 비상시 북한으로 복귀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둘째, 간첩단들의 상부지도선이 모두 '문화교류국'이었다. 문화교류국은 북한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간첩부서이다. 문화교류국은 주로 공작원(간첩)의 교육과 남파, 남한 내 지하당 및 연계 지하망 구축, 동조세력 포섭, 기밀탐지, 테러 및 해외 우회공작을 전담하는 대남간첩공작의 핵심 부서이다.
셋째, 북한과 첨단 암호화방식으로 교신(지령수신과 대북보고)하였다. 2000년대 이후 북한의 직파(直派)간첩이나 포섭된 간첩들은 A3방송이나 무전기를 통한 교신보다는 진일보한 방법으로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교신하고 있다. 즉 클라우드와 이메일 등을 이용한 사이버 드보크와 첨단암호화 방식인 스태가노그래피(steganography)를 사용했다. 간첩조직의 기본 운영원리인 '단선연계·복선포치(單線連繫·複線布置)'에 지하망을 구축하고 하부망과의 비밀성을 유지하는 등 엄격한 보안수칙을 실행하였다.
넷째, 간첩단 구성원들이 하나같이 민노총과 진보당에 가입되어 있다. 북한은 간첩망 구축 시 1950~1970년대에는 주로 혈연, 학연, 지연 등을 통한 이른바 연고선(緣故線) 공작에 주력했지만, 1980년대 이후에는 주체사상 등 사상적으로 무장된 운동권의 핵심 세력들을 포섭하여 지하망을 구축하였다. 이들이 정치·법조·노동·학원·문화·언론·종교계 등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자, 북한 간첩부서들은 민주화운동 세력으로 위장된 진보운동권 세력에 주목하고 포섭에 주력해왔다. 특히 북한이 민노총에 주목하는 배경은 120만여명이 가입한 국내 최대의 노동자 조직이며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지대한 운동단체이기 때문이다. 노동계의 종북의식화와 조직화는 바로 혁명동력인 투쟁으로 이어진다. 이른바 진보진영과 민노총을 혁명의 교두보로 활용하려는 술책이다.
위험한 '김정은 보이들'
북한은 1980년 중반 이래 혁명의 제2전선(후방전선) 강화 차원에서 주사파 세력을 지원하는 공작을 강화해오고 있다. 종전에는 빨치산이나 북한이 직접 침투시킨 무장공비들이 후방전선을 형성하였으나 이제는 주사파 세력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혜택은 다 누리면서도 천안함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핵문제, 미사일문제, 간첩사건, 북한인권 등 각종 안보사안에 대해서는 북한 정권의 입장을 철저히 옹호, 대변해오며 북한의 대남적화노선을 성실히 수행해오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 볼 때 국내 주사파 세력은 전조선혁명 중 남한혁명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혁명원천(源泉)인 것이다. 당국과 안보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북한의 비대칭전력으로 핵, 장거리미사일, 생화학무기, 특수전 부대 및 사이버해킹 등을 들고 있으나, 현시점에서 정치사회적 영향력이나 실천 기능으로 볼 때 북한의 가장 중요한 비대칭 전력은 바로 '주사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주사파 진지의 핵심지도부는 북한 김씨집단의 지령에 따라 반정부, 반보수, 반미투쟁과 김정은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전위행동대인 '김정은 보이(Boy)들'인 것이다.
주사파 문제는 한국 현대사의 만성적인 폐해(弊害)이자 악(惡)이었으나 그동안 국민들과 정치인들의 무관심과 관용 속에 방치돼 왔다. 1980년 중반부터 무려 40여년간 국내 운동권에서 장기집권(?)해오고 있는 주사파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운동의 3대 요소라는 '사상·조직·자금'에 대한 효율적 차단이 필요하다. 즉 '사상의 와해' '조직의 무력화' '자금원의 차단'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야만 한다.
또한 우리 체제 내부, 즉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 존재하는 취약점, 부조리 및 모순을 극소화해야 한다. 국가안보시스템에 대한 전면 쇄신과 후진적인 안보 관련 법제의 정비와 보완도 필요하다. 체제수호법인 국가보안법은 철폐할 일이 아니라 강화시켜야 하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도 부활시켜야 한다. 김대중 정부 이래 무력화 대상이 된 최일선 안보를 위해 억지력인 경찰의 안보수사역량도 정상화시켜야 한다. 특히 주사파의 상급조직인 북한 김씨정권을 고립화시켜 궁극적으로 주사파의 생명줄을 차단시켜야 한다.
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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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의 대응이 좀 이상합니다.
대통령실은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이게 협의할 일인지 좀 이해가 안됩니다. 항의 아닌가요? 오늘은 사실 관계 파악이 먼저라고 했습니다.
ㅎㅎㅎㅎ
너도 은근 글을 지우더라? ㅎㅎㅎㅎ
너도 니글이 창피한가봐? ㅎㅎㅎㅎ
한번 체크해볼까? 얼마나 지우나?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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