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토국제고는 한국인 학교에서 출발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한국인 학교라기보다는 민단이 운영하는 일본의 국제학교입니다. 한국 교민이나 재일교포뿐 아니라 일본인을 비롯한 다른 나라 학생도 입학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재학생도 한국교민+재일교포보다 일본인+기타외국인이 더 많습니다.
2. 하지만 한국과 전혀 상관없는 학교는 아닙니다. 기독교계 미션스쿨에서 채플 과목이 필수로 있듯, 교토국제고에 입학하면 한국사나 한국문화 과목을 필수로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사 교육은 일반적으로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파견한 초빙교사가 한국 국사 교과서를 기반으로 한 교재로 진행합니다.
제 동생이 초빙교사로 있을 때 교재를 본 적이 있는데, 우리가 배운 "백제의 일본 진출" 같은 게 그대로 있습니다. 일본 학교 교실에서 일본인 상대로 이런 내용을 교육할 수 있는 겁니다.
대한민국 정부 예산도 간접적이나마 이 학교에 지원되고 있습니다.
3. 당연한 얘기지만 이 학교에 입학하는 일본인 학생들은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학생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일본에 한류가 퍼진 후에는 이 학교에 지원하는 일본인 여중생 비율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반면 남학생의 경우, 최근 야구부 투자가 확대되면서 야구부가 대부분입니다.
4. 수학여행도 대부분 한국으로 옵니다. 서울에서 교토국제고 교복 입고 돌아다니는 학생을 보면 인사해 줍시다.
졸업 후에도 한국 대학교로 유학 오거나, 한국인을 많이 상대할 수 있는 간사이 공항 같은 데 취직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5. 학교가 엄청 언덕에 있습니다. 혹시 교토에서 후시미 이나리 신사(빨간 기둥이 수백개 있는, 산 위에 있는 신사) 가보신 분은 여우 상이 있는 정문에서 신사 건너편으로 넘어가면 이 학교가 있습니다.
거기로 5년간 걸어서 출근한 동생은 귀국 후에는 더이상 덥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ㅎㅎ
6. 야구부는 갈수록 입학생이 줄어가던 학교가 붐업을 위해 창단했고, 10여 년 전부터는 투자를 확대하면서 야구 명문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 진출이 보장되는 전통의 명문도 아닌 데다가 한국 계열 학교이기 때문에 막 전국의 엘리트가 모이는 학교는 아니고, 오히려 자기 지역에서 레귤러가 되기 힘들었던 중학생들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고시엔 우승까지 했으니, 지원율도 높아지고 NPB 1군 레귤러 선수도 나오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또 다른 글에 있는 교토 국제학교 수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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